가을예찬

Poem, Poemist. 2010. 6. 3. 22:29

가을예찬


거칠은 햇살의 기운은,
밤 사이에 흩뿌려진 차가운 된서리에
그 끝을 잃어가고..
뜨겁게 짓누르던 따가운 혹서(酷暑)의 생명은,
새벽의 서늘한 서스런 바람에
그 숨이 끊어져 버린다.

그것들이 물러나가 버린 이 자리엔,
이제 열매의 풍성함이 조용히 다가올 차례다.

모두가 같은 빛깔로 수놓던 푸르름의 향연(饗宴)은,
멀어져 가는.. 높아져만 가는 붉은 태양을 좇아
제 몸들도 역시 태양처럼 뜨거운 햇살 속에서
붉그스럽게 자신을 태운다.

초록을 따라 맑게 비추어던 하늘도,
어스름지도록 낮게 깔린 노을 속으로 사라져가고..
한창 화려함을 자아내던 어린 꽃들도,
성숙(成熟)으로 드리우는 무거움으로 살며시 고개를 떨군다.

그것들이 화(化)하여,
나아갈 생명을 위해 근원(根源)이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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