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지심(自激之心)


천상(天上)의 진노(震努)가 두려워 고개를 똑바로 치켜세우지 못하는 것은,
가져서는 안 될 부끄러운 자격지심(自激之心)입니다.

돌진해오는 파랑(波浪)이 두려워 절벽 가까이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것은,
어리석고 부끄러운 자격지심입니다.

어둠의 곳곳에 밝혀져 있는 초롱한 별빛조차 피하려 시선을 돌리는 것 또한,
인정하기 힘든 부끄러운 자격지심입니다.

허옇게 흐린 거울에서 조차 대면(對面)치 못하고 망설이는 것 역시,
미련할 정도로 부끄러운 자격지심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눈을 감고 중얼거리기만 하는 것도,
어찌보면 나약한 존재가 지닌 부끄러운 자격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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