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소년

Poem, Poemist. 2009. 8. 11. 18:26

기도하는 소년


황혼이 걷히고 태양이 움츠러드는
어둠이 깔리고 오롯이 달이 밤하늘에 걸리는
그런 밤이 오며는

세상의 밤하늘보다 더 어두컴컴한
칠흙같은 어두운 구석더미엔

남몰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달빛보다 더 밝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암흑같은 새벽이 올 때 쯤에도

아직 남몰래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두 뺨엔 순수의 눈물이 흐르고
고개는 한없이 아래로 떨구어 있는
그런 녀석이 있다

굳은 듯 모아져 손을 맞대고
멎은 듯 동요하지 않는 몸을 가눈 채
그렇게 아직도 기도하는 녀석이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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