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소년
황혼이 걷히고 태양이 움츠러드는
어둠이 깔리고 오롯이 달이 밤하늘에 걸리는
그런 밤이 오며는
세상의 밤하늘보다 더 어두컴컴한
칠흙같은 어두운 구석더미엔
남몰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달빛보다 더 밝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그런 암흑같은 새벽이 올 때 쯤에도
아직 남몰래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두 뺨엔 순수의 눈물이 흐르고
고개는 한없이 아래로 떨구어 있는
그런 녀석이 있다
굳은 듯 모아져 손을 맞대고
멎은 듯 동요하지 않는 몸을 가눈 채
그렇게 아직도 기도하는 녀석이 살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