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忍)
인간이기에 참는다는 것은,
힘겨운 고행(苦行)이자,
인정할 수 없는 저항이다.
짓눌려온 무게의 고통을 참는 것은,
서스렇게 서린 이끼 낀 칼날에
두 눈을 응시하고 있을 정도로 혹한 일일 것이다.
날카롭게 솟아나 있는.. 그래서,
얼음 파편과도 흡사한
그런 날카로움을 견디는 것이 참는 것이다.
그러면,
참을 수 있으리라.
매서운 한풍(寒風)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낼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전에
가슴깊이 꽂혀있는 비수(匕首)라도 참고 견뎌 볼 일이다.